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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이야기 : total 306 posts
2006/11/23 오시는 길 (8)
2006/11/04 매월 첫째주 수요일 (16)
2006/10/20 강남역 3번 출구 (8)
2006/10/11 Oh My Goddess! Chap. 78 (8)
2006/10/10 책장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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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는 길  [길 위의 이야기]

성내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예의 오뎅 등속의 주전부리 좌판이 펼쳐진다. 파장 분위기, 오랫동안 쪄진 옥수수만이 하릴없이 가쁜 숨을 내쉰다. 순간 머뭇거리다 아산병원 방면 팻말이 보이고 얼피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한다. 주차장의 숲을 헤매다, 한국 암웨이 본사가 길을 가로막는다. 아니 막다른 길로 향하는 남자를 무심히 바라본다. 가지 않은 길이 순간 시야에 들어온다. 주차장 울타리 옆 헤집어진 잔가지 사이로 몸을 구겨내고, 약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잠실고는 나오질 않고 빗물처리장만이 이 밤눈 어두운 이를 반겨준다. 빗물처리장의 기능성을 고심해보기도 전에 길을 가로막은 성내천이 다시금 방황하는 이를 심란케 한다. 잘 닦인 산책로의 푹신한 포도는 오가는 이들을 반겨주지만, 나아갈 길을 못 찾은 이에겐 더 없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따름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저 내를 어떻게 건널 것인가. 굽어진 다리들을 바라보며, 목적지의 휘황한 네온 간판을 바라본다. 갈피를 잡아 걷다 보니 길은 어느새 이어지고 잘하면 갤로퍼 - 왜 갤로퍼를 떠올렸던 것일까 - 한대가 지나갈만한 짤따란 폭의 다리가 구세주 마냥 보이기 시작한다. 조제 전문 약국 광고가 나붙은 다리 앞 매점은 이미 닫혀있고, 이제 남은 것은 그 다리를 건너는 것뿐이다. 속속들이 이어진 외등이 불을 밝히고, 길을 안내한다. 이제야 그 길을 건널 수 있다. 하지만 왜 이제서야. 어느 만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가시밭길과 한 사람분의 발자국 얘기"를 떠올리며 그 길을 걸어간다. 한걸음. 그리고 한걸음.
2006/11/23 02:59 2006/11/2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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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1/2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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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월 첫째주 수요일  [길 위의 이야기]

오락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랴 라는 속담처럼 언제나 순례 코스였던 "동네 오락실", 이제는 별다른 감흥 없이 둘러보지도 않고 지나칠 그러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안에 아웃런데이토나 USA 와의 간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철권5, 타임크라이시스4, 하오데4, KOF11... 언젠가부터 멈춰버렸을 것 같았던 게임들은 여전히 살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고, 원코인 클리어의 로망 대신에 PK 무승부의 굴욕이 눈앞을 가립니다. 갤러리가 사라진 자리에 숨은그림 아니 틀린그림 아니 다른그림 찾기만이 하릴없이 데모를 틀어주고 있습니다. 분명 같은 오락실을 다녔을 모분과의 한판, 14연참과 캔슬과 콤보를 잊은 이는 고배를 마시고, 후일을 기약합니다. 삼국무쌍이 손바닥 안에서 펼쳐지는 세상에 부러 천지를 먹다를 여전히 들고 다니는 이의 한낮의 소풍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프레스티지
메멘토, 인썸니아, 배트맨 비긴스 로 이어지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존재에 대한 탐구는 어느새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듯싶습니다. 흡사 나이트 샤말란의 강박을 보는 것 같았지요.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커터의 내레이션처럼 우리는 바보가 되어 속길 원하지만. 그 이상으로 제대로 된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요. 반 다인이 애크로이드를 보고 했던 얘기와 추리소설 작법 20가지 원칙이 나온 이유도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낡은 트릭이란 것도 있었겠지만, 하나의 단편에서 출발해 그야말로 머릿속을 단편화시켰던 데뷔작에 비한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것 같고요. 여전히 반전에 집착하는 단순한 소비자에게 남은 것은 프리스트의 영화판에 어울릴듯한 19세기말 콜로라도의 퇴락한 기차역의 풍광뿐이었습니다.

- Tungsten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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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4 02:04 2006/11/0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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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1/0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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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3번 출구  [길 위의 이야기]

이 시각쯤 3번 출구로 향하게 되면 늘 마주치게 되는 이들이 있다 서초동 더 타워 신축공사 현장 옆에서 수제 귀걸이 등 잡동사니 일속을 팔며 기타를 치고 있는 아니 기타를 치기 위해 매일 같이 나오는 듯한 이와 2미터 10은 족히 될만한 키의 양복차림의 건장한 분이 그들이다. 묘한 경계에 서서 남들보다 튀어 보인다는 점에서 마치 생생한 공기 맡는 느낌과 함께 늘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이들이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배구 선수로 지난 세월을 보내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와 어딘가에서 본업에 매달리다 밤늦게 꿈을 위한 "톱날 갈기"에 매진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 그 묘한 공기가 쉬이 느껴지는 순간순간이 쌓이고, 어느새 그 익숙한 행보는 하나하나의 나이테로 모두에게 새겨질 것이다. 어딘가에서 다시 그들을 보게 된다면, 짐짓 이렇게 읊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같은 곳을 걸어왔었다고..."

- Tungsten C
2006/10/20 23:38 2006/10/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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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0/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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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 My Goddess! Chap. 78  [길 위의 이야기]

- 하지만, 정확하게 말해서 망설였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해도 되는 건가 하고. 취직이 되면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안 하면 안 돼.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 괜찮아요. 좋아한다는 것은 즐거운 것 뿐만은 아닐지 몰라도.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싫어질 리가 없어요.

많이들 반복해서 얘기하는 내용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겠지요. 그 둘이 일치한다면 그보다 "해피한" 경우는 없을 테고요. 판에 박힌 얘기인 자아실현의 장이니 뭐니 하는 것과도 연계되는 내용인 듯싶고요.

언젠가 얘기 했듯이, 팬에서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쉽게 선택할 수 있었겠고요. 마음이 맞는 사람과 늘 생각해왔던 공통된 주제로 얘기를 나누며 배워갈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행복한 일인듯싶습니다. 3개월차에 다시 한번 여실히 느끼는 개인적인 소회였습니다 ;)
2006/10/11 23:57 2006/10/1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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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0/1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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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  [길 위의 이야기]

결국은 MDF 박스 대신에 우직한 책장을 구입하게 됐다. 다소 둔탁해 보이는 게 아쉽긴 하지만, 10년은 족히 갈 듯싶다. 그건 그렇고 과연 몇 권이나 들어갈까? ㅇㅅㅇ
2006/10/10 23:58 2006/10/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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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10/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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