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기봉 감독의 첫 영화 감독작, 《벽수한산탈명금》. 전형적인 무협 영화의 궤를 따라가면서도 곳곳에 두기봉 감독의 인장이 보인다고 하면 전과 후를 뒤바꿔 과장해서 얘기하는 것이 될런지요? 중반부에 펼쳐지는 추격신과 뗏목을 통한 계곡 탈출, 후반부 슬로우 모션을 과하게 쓰면서 긴장감 있게 그려지는 2+1인의 대결씬을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무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추구하고자 하는 두기봉 감독의 면모가 느껴지곤 합니다. 나름의 미스테리와 서스펜스를 덧붙인 것도 흥미롭고요. 1980년 작품인 것을 감안해보면, 그리고 첫 영화 연출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출발이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찾아보니 종초홍 鍾楚紅 분의 데뷔작이기도 하네요. 두기봉 월드에서의 종종 보이는 탈주와 신념을 위해 뛰어드는, 기어이 어리석다 말할 수 밖에 없는 남주들의 모습들도 어쩌면 여기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7/10)
개심귀 3 - 개심귀당귀 | 開心鬼撞鬼 | Happy Ghost III | 1986 | 코미디, 드라마
2013년, 요즘 세대에도 《사랑과 영혼》 같은 영화가 유효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더욱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더 이상 귀신과 유령은 전연령관람가에서도 소재로 쓰기에 어색해진게 아닌가 하는. (어떠한 연유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전 시리즈에서) 행복한 귀신으로부터 초능력을 얻은 개심귀와 그 개심귀에게 본의 아니게 환생을 방해 받아 개심귀를 골탕을 먹이려는 귀신 서반향이 겪는 좌충우돌 난장을 담은 두기봉 감독의 두번째 영화 연출작 《개심귀 3 - 개심귀당귀》는 그런 유치함과 순진함을 태연하게 돌파하면서, 천진난만하게 펼쳐지는 코믹 멜로물입니다.
전반, 중반, 후반까지 오락 영화의 정수를 여실히 보여주며, 그 어떤 거리낌 없이 자유로운 상상을 시쳇말로 "깨알같이" 펼치는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두기봉 감독, 그리고 이 시절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치를 자연스레 조절하게 됩니다. 어쩌면 자신있게 자신만의 극단의 오락 영화를 추구하는 두기봉 감독의 모습도 상상이 가고요. (물론 이 영화에서는 액팅 디렉터로 역할이 한정적이었다고는 합니다만;) 생각보다 코미디, 로맨스의 매듭이 나쁘지도 않습니다. 앳띤 장만옥의 보기드문 장난끼 가득한 연기를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덧. 유령과 환생을 담은 얘기는 다시 생각해보면 간간히 언제나 있어왔던듯 싶네요. 차승원의 《귀신이 산다》 와 마크 레비의 소설을 극화한 《Just Like Heaven》 같은 작품들만 해도 2000년대 초 영화니 말이지요. 역시 관건은 소재가 아닌 표현에 있는 듯 싶습니다.) (8/10)
두기봉 감독, 영화 관련해서 올렸던 트윗 모아봤습니다.
PTU (2003): http://goo.gl/XuHM // 두기봉 감독 전작에 비해 약하네요. 아직까지는 암전이 최고인듯.
— lunamoth (@lunamoth) September 12, 2010
단신남녀 單身男女 http://j.mp/rmbJFX // 가슴시린 장면도 있긴 하지만 역시 무난한 두기봉, 위가휘 감독의 로맨스 영화였네요. 태연자약한 진지함과 난데없는 웃음이 여실히 살아있고
— lunamoth (@lunamoth) July 17, 2011
생각해보면 단신남녀와 암전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두 남자의 기예 대결이라는 점에서
— lunamoth (@lunamoth) July 18, 2011
《암전》은 두기봉 감독 영화를 보신다면 꼭 권해드리고 싶은 영화지요. 예고편은 http://youtu.be/-8_qt8CKZ8k QT @lunamoth: 생각해보면 단신남녀와 암전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두 남자의 기예 대결이라는 점에서
— lunamoth (@lunamoth) July 18, 2011
모터웨이 - http://t.co/6szXNJmf // 오락의 극한을 예술로 끌어올리는 순간을 두기봉 사단이 다시 한 번 보여주는군요. 자동차 추격신이라기보다 예의 두 남자의 기예 대결에 가까운 영화인 듯 3.5/5 #PiFan
— lunamoth (@lunamoth) July 21, 2012
高海拔之恋Ⅱ Romancing In Thin Air(2012) - http://t.co/6TQ95piU // 두기봉의 로맨스는 때론 동화같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향좌주 향우주처럼. 현실을 뛰어넘어 그 어떤 경지에 다다르는.
— lunamoth (@lunamoth) August 5, 2012
#pifan 마약전쟁 // 예술의 경지의 오락영화를 이번에도 여실히 보여주더군요. 손흥뢰, 고천락, 황혁 분 연기도 좋았습니다. 3.5/5
— lunamoth (@lunamoth) July 20, 2013
@lunamoth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에서 마약수사대 장반장 (손홍뢰 분) 은 영화 내내 웃는 법이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웃는 장면이라고는 함정수사에서 내내 웃는 타조직 보스를 연기할 때 뿐이죠.
— lunamoth (@lunamoth) July 22, 2013
@lunamoth 이런 설정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군가 좀 말려줬으면 하는 이런 우직한 캐릭터들이 또 두기봉 월드의 한 면모이기도 할테고요.
— lunamoth (@lunamoth) July 22, 2013
大事件 http://t.co/bYGwK3COXB 51분부터, 두기봉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리 식사 씬이 대사건에서도 나오죠. 총격신을 한참을 보여주다 잠시 숨돌리는 듯한 프로급 요리 솜씨. 생뚱맞지만 볼때마다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마치
— lunamoth (@lunamoth) March 20, 2013
밥은 먹고 다니시는지요? 묻는듯한
— lunamoth (@lunamoth) March 20, 2013
#pifan 블라인드 디텍티브 // 예고편만 보고 스릴러로 생각했는데 니딩 유, 러브 온 어 다이어트를 잇는 두기봉, 유덕화, 정수문의 세 번째 로맨틱 코미디였네요.
— lunamoth (@lunamoth) July 21,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