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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3 프리스트 16 | 형민우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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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트 16 | 형민우  [감상/만화/애니]


1998년 12월경에 단행본 1권이 나온 형민우의『프리스트』. 2006년 1월, 16권이 나왔지만 아직 끝은 멀어 보이고 이야깃거리는 차고 넘칠 지경이다. 하기야 이반 아이작의 "악몽에 관한 기록"으로 시작해서 어느덧 300년 후를 뛰어넘어 이반 아이작의 기록을 파헤치는 사이먼 신부가 나와 시점을 포개놓더니, 다시 8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십자군 원정 기사 단장, 바스커 드 귀용의 이야기를 바탕에 놓아둔다. 급기야 천사들 간의 전쟁에 대한 배경까지 나올 지경이면, 그 치밀함에 감탄할 지경이고, 중첩 레벨을 살펴볼 생각마저 들게 한다.『장미의 이름』에서처럼…. "그러니까 나는, 아드소가 썼다고 마비용이 주장했고, 마비용이 썼다고 발레가 주장하는 바를 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반 아이작은 이제 막 회복을 마친 채 준비운동 중이고, 아무래도 16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연방 보안관 코번, 노빅, 인디언 붉은 바람 (카리오의 동생?) 삼인방일 것이다. 연방보안관 코번 대 베르티네즈 교구 (미카엘의 검) 조슈아 사제장은 화려한 메인 디쉬일테고, 노빅 대 바스통도 의외의 파워 넘치는 장면들을 연출해 낸다. (역시나 묵묵히….) 붉은 바람 대 안트완 사제장도 복수전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해냈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은 코번, 3권부터 등장했지만 치열한 액션씬은 거의 처음인듯싶다. 그 화려한 채찍질?을 보고 있노라면,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잊을 지경. 11권 말미에 카리오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냉소 ("그만 두시죠 녀석이 믿었던 신은 신부님의 신과는 달랐으니까 주술의식을 해주지 못할 거면 그만 두십시오. 말이 나온 김에 개인적으로 신부님께 부탁드릴게 하나 있는데 앞으론 제 앞에서 기도 같은 건 삼가해 주십시오. 성경구절을 중얼거리거나, 성호 따위를 그어대는 짓도 그만 봤으면 합니다. 이제부터 십자가 같은 건 내게 적을 구분 짓는 기호 이외에, 어떤 의미도 없을 테니까!") 도 일품이었지만, 16권에서 조슈아의 말마중도 꽤 유쾌했던 장면 ("신이시여, 용서하소서. 저 어리석은 자는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고 있나이다.", "멍청하긴. 내가 뭘 하고 있는지는, 네놈이 더 잘 알게 될 거야.") 이었다.

결국은 루안 신부도 할 말을 할 정도이니 ("수 세기 동안 씻겨지지 않는, 그리고 앞으로도 씻기지 않을 우리 신앙인들의 가장 큰 죄악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믿음을 강요하고 수많은 전쟁으로 그들을 내몬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살육들 역시 적지 않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15권 말미에 외전?격으로 광신(狂信) 이라는 별도 에피소드까지 채워넣으며 불어넣었던 성 베르티네즈 (미카엘의 검) 교구의 광기는 16권을 위한 발판 역으로 충분했다고 본다. 제나의 주검 앞에서 읊조리는 사제장 쟈마드의 냉소 ("너는 버려진 자들을 위해 네 눈물을 흘리지만, 그들을 내몬 것 또한, 너의 오만한 동정심이 아닌가? 결국, 그들을 희생시켜 너의 위선된 순수를 지키고 싶은 거냐, 네트라핌.") 와 교리집행자들의 등장은 또 하나의 피의 전주곡일테고. 윈드테일은 어떻게든 피의 전도를 막을 순 없다손 치고, 12사제는 다 나올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베시엘, 쟈마드, 쟈빌롱, 아크모데, 네트라핌...) 트라이건류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코번과 카리오, 코번과 노빅의 스냅 샷은 꽤 아스라한 또 하나의 선물이었으며, 바스통의 과거의 삽화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라울 피에스트로 역시 쓸쓸하니 한편에 자리를 잡는다.

어쨌든 연재만으로 고마운 작품, 처음 여섯장 정도를 넘기다 보면 아니 이런 장면이 가능해졌다니! 하는 감탄을 하게 되는데 (초반부에서 효과음으로 잔인한 장면을 가렸던 자체검열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로는 그간의 장면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작가의 말 또한 시쳇말로 안습일 지경이고... "PS. 기독교 단체가 항의해서 내가 연재를 쉬었다는 소문을 이제야 들었다. 그 소문이야말로 사자가 풀 뜯는 소리. 우리는 들쥐가 아니다. 근거 없는 소문에 경거망동 휩쓸리지 말자. 평론가의 별점만 보지 말고 직접 영화를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다소 미련함이 때론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건 그렇고 프리스트 1권 작가의 말에서 소원해마지 않았던 프리스트 영화화는 "헐리우드" 이긴 하나 안타깝게도 이상한 방향 (반헬싱?) 으로 귀결되는듯 싶다. 나 또한 왠지 프리스트 온라인의 흑역사가 떠올려지기도 했고. 콘스탄틴 정도만 돼도...
2006/02/23 02:28 2006/02/23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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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2/23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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