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화제 | 15세 이상 | 108분 | 범죄,드라마 | 프랑스 | 국내 | 국외 | IMDb | OutNow
잊고 지낸 꿈을 떠올립니다. 실생활의 영위에는 아무 소용없을, 오직 자신의 만족을 위한 그런 것들을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바이올린 연주나, 에스페란토어를 배운다든가 하는. 한때 장래 희망 란을 채웠을 직업을 떠올리기도 하겠고요. 톰은 우연한 기회에 잊고 지낸 피아노를 다시 찾게 됩니다. 아파트에 쥐를 풀고, 세입자를 독촉하는 부동산 브로커와는 무관한 그만의 세계로 다시 진입하는 순간입니다.
동료들과 아버지의 만류와 채근에도 불안한 이중생활을 묵묵히 해나갑니다. 숨 가쁜 일상 속에서도 중국인 피아니스트 미아오 린에게 받는 오디션 레슨은 빠질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도 쉴 새 없이 “손가락”을 놀리면서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더해갑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결국에는 연주회장을 찾는 것은 그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극 중간 말이 통하지 않는 미아오 린과 음악으로 교감하는 장면들은 긴장을 풀어주며 웃음을 남기기도 합니다. 격동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잔잔한 피아노 선율까지 상황마다 부여되는 음악들의 연계는 결코 느슨한 법이 없습니다. 로맹 뒤리의 이중나선을 절묘하게 오가는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일 것입니다.
잔잔히 꿈을 일깨우고, 비열한 거리를 걸어내면서도 한없이 열광적인 모습을 그려냅니다. 그리고 충분히 심장을 박동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애초 기대했던 로보 보다 더 기억에 남은것 같습니다.
| 2005/10/27 : total 2 posts
2005/10/27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De battre mon coeur s'est arrêté (2005) 2005/10/27 우리는 길 잃은 반딧불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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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De battre mon coeur s'est arrêté (2005) [감상/영화/외...]
2005/10/27 21:50
2005/10/27 21:50
Posted by lunamoth on 2005/10/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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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길 잃은 반딧불이를 보았다 [길 위의 이야기]
건네받은 그 반딧불이를 엄지와 검지로 쥐고 살펴봤을 때 든 생각은 우습게도 이런 것이었다. 녹색 LED 가 왜 여기에 붙어있는 거지? 그는 왼손에 쥔 타들어가고 있는 담배를 잊은 채 한참동안, 그 비현실적인 순간에 꽤 당황하고 있었다. 반딧불이를 처음 보십니까? 아니 그건 아니야 언젠가 봤었고, 그 때는 그리 신기할 게 없었는데 말이지. 역시 여기가 공기가 좋나보다. 둘은 늦저녁에 찾아온 자연의 손님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계속해 나갔다. 뭘 그리 신기해하십니까? 아니 이정도면 네잎클로버 찾은 격이지 않나? 어찌됐건 보기 드문 곤충이니 말이야.
하긴 발광체를 처음 보고 갑자기 달려가 반딧불이를 잡아온 녀석에겐 별 대수롭지도 않을 일일 것이다. 빌딩 숲이 주는 삭막함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커왔을 아이였으니. 어디선가 개 짓는 소리가 들리고 불균질한 트럼펫 소리도 들려왔다. 어디선가 구두 닦는 소리도 들려왔을지도 모른다. 그는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다지. 인생이 커피 한잔이 안겨다주는 따스함에 관한 문제라고, 그렇다면 지금은 담배 한 가치가 타들어 가는 소모적인 투쟁에 불과한 것이라고. 언젠가는 깨어날 미몽과도 같은…….
하릴없이 잡혀온 반딧불이는 사력을 다해 빛을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둘은 서로를 노려봤지만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는 그도 저도 알 길이 없었다. 그는 수돗가에서 일어나 풀섶 사이로 반딧불이를 던졌다. 아니 애써 잡은걸 놓아주십니까? 이제 놔 줄 때가 된 것 같아. 그 말은 입가에서 공명하다 어느새 가슴속에서 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그 친구도 어딘가에서 명멸을 계속할 것이다. 가끔씩 천연기념물이란 수식과 함께 잘 나온 사진로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누구도 반딧불이 같은 것을 묵시해볼 상황은 없을 것이다. 참 동전 있니, 콜라나 사서 들어가자. 둘은 총알을 튀기며 일어섰다.
“수명은 2주 정도로 이슬을 먹고 사는데” 라는 문장을 본 것은 그 후로 오랜 뒤의 일이다.
하긴 발광체를 처음 보고 갑자기 달려가 반딧불이를 잡아온 녀석에겐 별 대수롭지도 않을 일일 것이다. 빌딩 숲이 주는 삭막함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커왔을 아이였으니. 어디선가 개 짓는 소리가 들리고 불균질한 트럼펫 소리도 들려왔다. 어디선가 구두 닦는 소리도 들려왔을지도 모른다. 그는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다지. 인생이 커피 한잔이 안겨다주는 따스함에 관한 문제라고, 그렇다면 지금은 담배 한 가치가 타들어 가는 소모적인 투쟁에 불과한 것이라고. 언젠가는 깨어날 미몽과도 같은…….
하릴없이 잡혀온 반딧불이는 사력을 다해 빛을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둘은 서로를 노려봤지만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는 그도 저도 알 길이 없었다. 그는 수돗가에서 일어나 풀섶 사이로 반딧불이를 던졌다. 아니 애써 잡은걸 놓아주십니까? 이제 놔 줄 때가 된 것 같아. 그 말은 입가에서 공명하다 어느새 가슴속에서 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그 친구도 어딘가에서 명멸을 계속할 것이다. 가끔씩 천연기념물이란 수식과 함께 잘 나온 사진로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누구도 반딧불이 같은 것을 묵시해볼 상황은 없을 것이다. 참 동전 있니, 콜라나 사서 들어가자. 둘은 총알을 튀기며 일어섰다.
“수명은 2주 정도로 이슬을 먹고 사는데” 라는 문장을 본 것은 그 후로 오랜 뒤의 일이다.
2005/10/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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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5/10/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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