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2 개봉 / 15세 이상 / 85분 / 드라마,스릴러,코미디,범죄 / 미국,캐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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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서울 /
IMDb
어젯밤 11시 14분경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필름이 끊겨도 시간은 흐르고 영화는 계속됩니다. 늘 그렇듯이...
"살기 좋은 마을" 미들톤에서 그 저녁, 정확히는 11시 14분경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정황진술 정도라 할까요? 뭐 홍보사처럼 굳이 장르로 수식해 본다면 코믹 잔혹극 정도겠고요. 필요에 따라
가이 리치의 몇 영화를 끌어다 비견해도 크게 무리는 없겠지요...
잭은 술을 마시며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전화로 여자친구에게는 갈 테니 기다리라 합니다. 차 안 디지털 시계는 막 11시 14분 가리킵니다. 그 찰나 쾅! 쨍그랑! 턱! 사건은 발생하고 이때부터 꼬여가기 시작합니다. 아니 사건은 이미 이때 종결된 것인지 모릅니다.
세 명의 청년들은 밴을 몰며 야밤 유흥 속에 스스로 만취한 채 이리저리 날뛰고 있습니다. 그 중 어떤 이의 치기 어린 장난은 결코 웃지 못할 사고로 변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쾅! 이 두건의 사고는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누구를 희생시킨 걸까요? 애써 답변을 생각할 건 없습니다. 친절한 반복재생 속에서 넌지시 해답을 건네주기 시작 할 테니까요....
인물과 인물들은 얽히고 섥혀 일이 터지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쳐갑니다. 난데없이 터져 나오는 사건들은 영화가 각 인물들의 시점에서 반복재생 할 때쯤 하나 둘 아귀가 맞아가며 이 모든 총제적 비극상이 결코 단순한 오늘의 사건 사고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현재에서 과거로 하나 둘 역순으로 살펴볼 때쯤, 관객은 하나하나 건내지는 퍼즐 풀이를 즐기게 됩니다. 굳이 애써 생각할 것도 없이 주어진 사건들을 짜 맞혀 가는 재미, 최악의 상황들로 혹은 어처구니없는 동기로 마주치는 상황의 부조리 속에서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연신 짓게 됩니다. 아마도 코엔
형제의 <
레이디 킬러> 속 웃음과도 맥락을 같이 할 그것 말이죠.
가이 리치의 <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에 비견될 만치는 못 하겠지만, 영화 속 내내 이어지고 분리되는 플롯들이 그리 헐겁지 않습니다. 그 순환구조의 묘미는 끝까지 묘한 호기심을 놓아주질 않고요...
90여 분의 롤러코스터 (그것도 거꾸로 돌아가는). 약간의 핏빛과 안타까운 고어적? 상황을 쉽사리 넘긴다면 꽤나 유쾌하게 즐길만한 스릴러입니다.
힐러리 스웽크 란 홍보전략에 말려드는 분은 설마 없으시겠죠. 이 영화 속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그 악몽 같은, 꼬일 때로 꼬여버린 11시 14분경에 대한 최후진술 일 테니까요....
뭐 그리 남는 것도 없습니다. 모두의 어찌할 바 모를 상황 속 어찌할 도리없는 표정 속에 전후를 꿰차고 앉아 유쾌한 미소를 흘릴 관객외에는... 그래도 질주하는 아이러니 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그리 나쁜 여흥은 아닐 테고요... :)
덧.
패트릭 스웨이지의 애처러운? 모습, 힐러리 스웽크의 총질?
레이첼 리 쿡의 고군분투? 정도가 배역들의 체크포인트 일듯...
- Tungsten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