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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2/27 : total 4 posts
2004/12/27 영화 한편 공짜 (4)
2004/12/27 공허한 허식들 
2004/12/27 『검은 꽃』영화화 진행사항 (4)
2004/12/27 유리 동물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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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편 공짜  [링크 블로그]

멀티플렉스 CINUS G (강남역) (via 진군)
2004/12/27 23:20 2004/12/27 23:20



Posted by lunamoth on 2004/12/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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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한 허식들  [링크 블로그]

흑백, 차분한 이지 리스닝 풍의 배경음악, 그리고 무언가 여운을 남기는 감성적인 말들. 달동네의 사진에는 꼭 저런 것들이 같이 붙어나옵니다. 그러면서, '이곳에선 삶이 느껴진다'든지, '이 곳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을 것 같다'라든지 하는 말을 꼭 덧붙이죠. 기백만원의 카메라를 들고, 마치 소풍오듯이 떨렁떨렁 몇몇이 몰려와서는 감탄과 함께 사진을 찍고, 그러고는 돌아가죠. 가는 길에 꽤나 근사한 식당에서 자신들이 오늘 '놀러' 갔다온 동네의 사람들이 일주일은 생활할 수 있는 돈을 가볍게 식사비로 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죠. 저도 사진을 좋아하고, 여기저기 잘 찾아다니면서 찍지만, 소위 말하는 달동네에 사진을 찍어보겠답시구 찾아갔을 때, 영하의 겨울속에서, 여기저기 구멍난, 자기보다는 몇배는 커보이는 깔깔이 (멋으로 입는 깔깔이는 분명 아니었습니다.)를 입고선 폐지를 찾아 다니는 어느 할머님의 모습 앞에서 차마 사진기를 들이댈 수가 없더군요.
2004/12/27 21:30 2004/12/27 21:30



Posted by lunamoth on 2004/12/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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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꽃』영화화 진행사항  [감상/영화/외...]

오늘 모처에서 DVDIAN 이라는 잡지를 얻게 됐는데, 그중에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이재한 감독과의 인터뷰가 실렸더군요. 감독판 DVD 출시와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김영하 장편소설 『검은 꽃』의 영화화 진행사항도 언급된 부분이 있더군요. 일단 인용해봅니다.

- 이번 작품의 흥행 성공으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음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
"다음 작품은 가칭 <일레븐 데스페라도 (11명의 무법자)>이다. 일본 강점기 때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이 무장봉기를 일으켜 '신대한' 이라는 나라를 세우는 액션물이다. 놀랍게도 실화다. 우연히 미국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돼 7년 전부터 구상했다. 이를 김영하 씨에게 얘기해 '검은 꽃' 이라는 소설로 나오기도 했다. 차기작 역시 싸이더스와 작업한다."

- 근황과 향후 계획은
"(전략) 바로 '일레븐 데스페라도'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를 위해 내년 초에는 멕시코, 쿠바 등지로 답사를 떠날 예정이다. (후략)"

판권만 팔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차근차근 진행중이었군요.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푸코의 진자 영화화와 함께.) 김영하 작품 중에서 몇몇 소설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극화되기도 했었지만 『검은 꽃』같은 경우는 스케일부터가 틀릴 테니까요. "탈이데올로기", "탈낭만화"의 서사가 영화 속에서도 이어질지도 관심사가 될 테고요. 그리고 관객들이 "허구의 공동체인 국민국가가 개인에게 부과한 의식에 불과한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고요. 물론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아직 배는 출항도 못한 상태일 테니까요. 어떻게 되든 간에 그 수식어는 "대작"이 될 것 같긴 합니다만...

관련글 : 소설과 영화 사이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2004/12/27 21:03 2004/12/27 21:03



Posted by lunamoth on 2004/12/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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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동물원  [길 위의 이야기]

입구에 있는 외환은행 앞에서 왼쪽으로 돌면 선물가게, 화장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나오고 TGI 앞에서 한번 더 길을 꺾으면 현대백화점 지하 출입문을 등진 채 지상으로 올라올 것이다. 그렇게 가면 시간이 약간 더 걸리지만 여자는 그렇게 가기를 즐겼다. 쇼핑몰은 동물원 같아서 매일 지나가도 별로 질리지 않았다. 어쨌든 사무실에 도착하면 9시 20분이 넘지 않을 것이다.

선택의 여지는 별로 크지 않다. 아니 새로운 것을 찾아보려 하지 않는 게으름과 익숙한 것만을 추종하려는 안일함의 합작품일 것이다. 늘 그렇게 유리동물원으로 향한다. 그 주말 속으로 쏟아져나온 인파 속에서 이른바 군중 속의 고독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속엔 한데 어우러진 사연들이 저마다 숨 쉬며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외박을 나온 듯한 생도의 모습에서 기묘한 잔상들이 출몰하기도 하고 컴퓨터 잡지를 고르는 한 선사에게서 묘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모두를 한곳에 진열한 채로 또 모두를 불러들인다. 더 이상 들어갈 이유도 나아갈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단지 블랙홀처럼 끊임없이 빨아들이며, 맞춰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가기만 하면 누구도 그 앞에서는 토를 달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강압적인 미소속으로 조금씩 길들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속에서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고 옷과 책을 사고 스탠디(standee) 앞에선 짐짓 웃는 얼굴로 마주하고 플래시를 터트리면 그만이다.

오늘도 늘 지나치기만 하는 수족관 근방에서 자기부상이라도 하는 듯한 강아지 풍선을 본 것 같다.

남자는 코엑스 몰 광장 앞에 앉아서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저 쇼핑몰이 거대한 유리 동물원 같지 않냐고 했었다. 남자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지금 아바나로 가는 비행기 안에 몸을 싣고 있을지도 모르다. 어쩌면 이미 도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비구니들이 사는 남도의 암자에서 자기처럼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이 도시 어딘가에서 여전히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정말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는 마술을 열심히 배우고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남자는 진심으로 그것을 기원했다.

남자는 기다리는 데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하며 광장 앞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 남자를 스쳐 지나갔지만 그를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그 여자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꼬리.

2004/12/27 01:52 2004/12/27 01:52



Posted by lunamoth on 2004/12/2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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