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2
블로그 계의 지존?으로 군림한 바 있는 철수님께서 다시 복귀하셨네요. 전문적이고 다방면의 엔트리로 저를 참으로 경악케 했던, 링크 블로그의 정수를 보여주셨던 블로그 였죠. (예전 블로그 보기 via archive.org) 복귀 축하드리며 좋은 글들 기대하겠습니다. 참 제목은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 패러디입니다. 반말 양해해 주시길 :)
| 2004/11 : total 77 posts
2004/11/11 철수가 돌아왔다 2004/11/10 알타비스타로 장난하는 방법: 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6)
2004/11/09 걷기의 예술 (2)
2004/11/09 조화롭게 사는 두 가지 규칙 (16)
2004/11/09 csi.s01e05.friends.and.lovers
1
...
7
8
9
10
11
12
13
14
15
...
16
◀ Newer Posts | ▲TOP | Older Posts ▶
| 알타비스타로 장난하는 방법: 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나의 서재]
에코의 다음 두 칼럼 "교황의 말뚝들에 얽힌 진짜 이야기", "알타비스타로 장난하는 방법" 을 읽으며 머리속에 선연히 떠오르는 것은 예전에 ColoR님의 블로그에서 본 이 엔트리였다. 책을 읽다가 블로그에서 본 내용이 오버랩 되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언급한 글들은 모두 기계 번역기의 한계를 유쾌하게 풍자하고 있다. <찰스 샌더스 퍼스의 논리학 연구>가 <찰스 사포(砂布) 연마기 퍼스의 논리학 연구>로 번역되다. "I am Sam" 이란 영화 제목이 "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라는 식의 유머가 되듯이 말이다. 급기야 에코는 알타비스타로 『장미의 이름』에서의 살바토레를 연상시키는 바벨탑의 혼란을 실험하기도 한다. (하긴 번역기 이름도 Babel Fish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언어를 배우는 도구로 쓸 가능성도 점쳐보며, 불필요한 영어표현의 과도한 사용과 지구화의 천년왕국에 대한 경고로도 확장시켜 나간다.
어찌됐건, 기계의 자의적 반영을 통해 기능사회을 조롱하고 풍자한다는 측면은 주목할 만하다. (별개로 사람의 장난기란 여일하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 블로그의 사이드바 하단부분에서도 Translation 이란 섹선을 제공하고 있다. Just for Fun이란 단서를 달아둬야 될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Babelfish가 유쾌함을 넘어서 유용함을 줄 날이 언젠가 올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http://babelfish.altavista.com/
언급한 글들은 모두 기계 번역기의 한계를 유쾌하게 풍자하고 있다. <찰스 샌더스 퍼스의 논리학 연구>가 <찰스 사포(砂布) 연마기 퍼스의 논리학 연구>로 번역되다. "I am Sam" 이란 영화 제목이 "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라는 식의 유머가 되듯이 말이다. 급기야 에코는 알타비스타로 『장미의 이름』에서의 살바토레를 연상시키는 바벨탑의 혼란을 실험하기도 한다. (하긴 번역기 이름도 Babel Fish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언어를 배우는 도구로 쓸 가능성도 점쳐보며, 불필요한 영어표현의 과도한 사용과 지구화의 천년왕국에 대한 경고로도 확장시켜 나간다.
어찌됐건, 기계의 자의적 반영을 통해 기능사회을 조롱하고 풍자한다는 측면은 주목할 만하다. (별개로 사람의 장난기란 여일하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 블로그의 사이드바 하단부분에서도 Translation 이란 섹선을 제공하고 있다. Just for Fun이란 단서를 달아둬야 될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Babelfish가 유쾌함을 넘어서 유용함을 줄 날이 언젠가 올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http://babelfish.altavista.com/
2004. 8. 17 lunamoth.
(6) comments
| 걷기의 예술 [길 위의 이야기]
가끔씩 정처없이 걷는 것도 그럭저럭 막막한 공회전과 풀리지 않는 일상의 반복을 다독거려 주는 역할을 충분히 한다. 굳이 목적을 두지 않아도 괜찮다. 흩뿌려진 은행잎을 밟으며 한 낮의 공기와 호흡하며 삶에 대한 채무감을 잊고서 그저 걷는 것이다. 지나온 길은 생각하지 않으며 한걸음 한걸음 내딪으면서 마음을 정리해 나가는 것에 걷기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가끔 신호등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다 보는 것도 좋다. 그 때는 그 어떤 것과도 화해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을 듯한 마취상태로 빠져들 것만 같다. 짐의 무게는 결코 느껴지지 않으리라. 어떤 의무감에서가 아닌 어떤 목표에 의해서가 아닌 단지 이동의 수단으로서의 걷기도 쉼표와 말줄임표 사이의 그 넉넉한 여운처럼 마음을 여유롭게만 한테니...
그 날 오후의 짧은 걷기 또한 그러하였다. 충전받고 있는 듯한 느낌의... "금일은 휴관일입니다" 란 팻말과 휴대폰의 빈사와 PDA는 low battery 메시지도 저런 자위로 용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충전되지 않은 기기와 충전된 기분 사이에 내가 서 있었다.
그 날 오후의 짧은 걷기 또한 그러하였다. 충전받고 있는 듯한 느낌의... "금일은 휴관일입니다" 란 팻말과 휴대폰의 빈사와 PDA는 low battery 메시지도 저런 자위로 용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충전되지 않은 기기와 충전된 기분 사이에 내가 서 있었다.
(2) comments
| 조화롭게 사는 두 가지 규칙 [길 위의 이야기]
1년 전쯤 한 외국 출판사가 내게 연락을 해서는, 내가 쓴 [당신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라는 책의 번역판에 베스트셀러 작가인 웨인 다이어 박사의 서명을 실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나는 이전에 다이어 박사가 내 책에 서명을 해준 적이 있긴 하지만, 또다시 그렇게 해줄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출판사 측에 전했다. 그러나 시도는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때로 출판계의 일이라는 게 그렇듯, 그에게 서명을 요청하고 시간이 꽤 흐른 뒤에도 나는 아무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얼마 후 나는 다이어 박사가 아주 바쁘거나 본인의 서명을 넣는 것을 꺼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나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책의 판매 촉진을 위해 그의 이름을 이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그 출판사에게 알렸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 건은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나는 그 책의 번역서 한 권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책표지의 오른쪽에 다이어 박사가 다른 책에 써주었던 서명이 실려 있었다. 분명히 내가 다이어 박사의 서명을 넣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출판사는 이전의 서명을 허락 없이 가져다가 새 책에 넣었던 것이다.
나는 무척 화가 났고, 이 일로 인해 빚어질 결과와 그 영향에 대해 걱정이 되었다. 나는 출판 대리인에게 연락하여 이 사실을 알렸고, 그는 그 출판사에게 즉시 책들을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는 가운데 다이어 박사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하기로 결심했다. 편지를 보내고 다이어 박사로부터 어떤 회신이 올지 노심초사하며 몇 주를 보낸 후, 나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되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리처드, 조화롭게 사는 데는 두 가지 규칙이 있소. 첫째,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라. 둘째,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 서명은 그냥 쓰게 놔두시오. 친애하는 웨인."
바로 이것이었다! 그의 편지에는 어떤 훈계도, 어떤 위협도 없었다. 물론 그 어떤 나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비윤리적으로 사용한 것이 분명한데도 그는 우아하고 겸손하게 대응했으며, 결코 평정을 잃지 않았다. 그의 태도는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삶'과 인생에 대해 우아하고 느긋하게 대응하는 요령에 관한 중요한 개념을 보여 주었다.
때로 출판계의 일이라는 게 그렇듯, 그에게 서명을 요청하고 시간이 꽤 흐른 뒤에도 나는 아무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얼마 후 나는 다이어 박사가 아주 바쁘거나 본인의 서명을 넣는 것을 꺼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나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책의 판매 촉진을 위해 그의 이름을 이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그 출판사에게 알렸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 건은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나는 그 책의 번역서 한 권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책표지의 오른쪽에 다이어 박사가 다른 책에 써주었던 서명이 실려 있었다. 분명히 내가 다이어 박사의 서명을 넣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출판사는 이전의 서명을 허락 없이 가져다가 새 책에 넣었던 것이다.
나는 무척 화가 났고, 이 일로 인해 빚어질 결과와 그 영향에 대해 걱정이 되었다. 나는 출판 대리인에게 연락하여 이 사실을 알렸고, 그는 그 출판사에게 즉시 책들을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는 가운데 다이어 박사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하기로 결심했다. 편지를 보내고 다이어 박사로부터 어떤 회신이 올지 노심초사하며 몇 주를 보낸 후, 나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되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리처드, 조화롭게 사는 데는 두 가지 규칙이 있소. 첫째,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라. 둘째,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 서명은 그냥 쓰게 놔두시오. 친애하는 웨인."
바로 이것이었다! 그의 편지에는 어떤 훈계도, 어떤 위협도 없었다. 물론 그 어떤 나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비윤리적으로 사용한 것이 분명한데도 그는 우아하고 겸손하게 대응했으며, 결코 평정을 잃지 않았다. 그의 태도는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삶'과 인생에 대해 우아하고 느긋하게 대응하는 요령에 관한 중요한 개념을 보여 주었다.
(16) comments
| csi.s01e05.friends.and.lovers [감상/영화/외...]
- 일본식 다도가 뭘 의미하는지 아나?
- 뭘 의미하는데요?
- 모든 인간의 만남은 다시는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는 하나의 기회라는 것.
- 그게 우리 사건에 적용되는 건가요?
-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해, 워릭
- 뭘 의미하는데요?
- 모든 인간의 만남은 다시는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는 하나의 기회라는 것.
- 그게 우리 사건에 적용되는 건가요?
-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해, 워릭
- 2년 전 여름에 뉴햄프셔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 비행기에 탔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하버드대 철학교수였지. 이야기를 해 주더군. 매일 아침 자기가 3시간 동안 강의를 한 뒤에 화장실에 가서 어떻게 하는지 말야. 변기의 물을 내리면 작은 갈색 거미가 소용돌이치는 물 속에서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거야. 다음 날에도 화장실에 갔었는데 그 거미는 계속 그 변기에서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었어.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교수는 그 거미를 구해주기로 결심했지. 화장지를 뜯어 쥐고 거미를 건져 내서 화장실 바닥 한 구석에 놔뒀어. 다음날 갔을 때 거미가 어떻게 됐을거라고 생각하나?
- 죽었겠죠.
- 뒤집혀서 다리는 하늘을 향한 채로. 왜일까?
한 삶이 다른 삶을 강요했기 때문이야. 그때, 난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깨달았지. 우리의 역할을 알게 된 거야. 우리는 우리 의지를 거미에게 강요할 수 없어.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희망대로 증거를 다뤄서는 안돼.
- 죽었겠죠.
- 뒤집혀서 다리는 하늘을 향한 채로. 왜일까?
한 삶이 다른 삶을 강요했기 때문이야. 그때, 난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깨달았지. 우리의 역할을 알게 된 거야. 우리는 우리 의지를 거미에게 강요할 수 없어.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희망대로 증거를 다뤄서는 안돼.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