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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레이션을 하나 삼  [길 위의 이야기]

Zire71


종로3가 부근 어느 노점상. 눈에 띄는 갈색 비닐팩들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씨레이션. MRE. 이내 관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기의 그늘의 싸젠 안이라도 된듯한 느낌으로...

이런저런 추억의 날품팔이용으로는 그만이라는 초로의 주인의 말을 뒤로 하고는 메뉴를 뒤지기 시작했다. Menu No.7 Chicken with Salsa 선택. (참고 스샷)

돌아옴. 아버지께서 언급하시는 깡통 레이션의 - 거의 기억조차 나지 않는 - 추억을 더듬으며 , 종합과자 선물세트를 손에 쥔 어린아이 마냥 포만감을 느끼기도 했다. 순간 전투식량 I형의 추억이 당혹스레 스쳐가기도 했지만...

개봉. 살사소스 치킨볶음, 멕시칸 스타일 라이스, 오트밀 쿠키, M&M's, 껌, 크래커, 치즈 스프레드 앤 할라피뇨, 레몬티, 소금, 성냥, 휴지, 물티슈, 숟가락, 히터, 타바스코소스.

취식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생략(...) , 치킨 정도는 먹을만 했다. MRE. Meals Rejected by Everyone.

녹색 종이성냥을 그어 쎌렘 담배가 아닌 레종을 피우며 잠시 "지겨운 삶의 조건들과 곧 화해" 하며 "마취된 안도감" 속으로 빠져들어 본다.
2005/03/16 01:14 2005/03/16 01:14



Posted by lunamoth on 2005/03/16 01:14
(8) comments



    MRE = Meals rejected by everyone이 재밌네요. :)

    happyalo 2005/03/16 11:08 r x
    씨레이션 예전에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그래도 맛있다 하는 느낌은 그리 안들던..

    iris2000 2005/03/16 11:55 r x
    씨레이션 ....모든게 다 깡통안에 들어있었는데....정말 아련한 기억을 더듬게 해주시네요. 감사~^^

    농우 2005/03/16 12:28 r x
    크래커 정도가 먹을만 하죠. M&M이 들은 것을 고르셨다니, 운이 좋으셨군요. 그나저나 이것 많이 먹으면 변비로 고생합니다. 미군애들도 훈련장에서 라면하고 바꿔먹어요.ㅋㅋ

    link 2005/03/16 12:35 r x
    혹시 미군에서 근무 하셨는지요?
    저도 한참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려 주시는군요...
    정말 지겹게 먹던 기억이... 더욱이 막사안에서 식사때 놓쳐 먹으면 그 처량함이란.... ^^

    BluedSnow 2005/03/16 18:34 r x
    지겨웠으나 어느새 추억이 되어 버린 MRE군요.
    훈련 나가면 먹기 싫어서 훈련장 옆 간이 가게(일명 아줌마 텐트)에 가서 라면과 바꾸어 먹던 기억이 나네요.
    Chicken W/ Salsa는 한 번도 안 먹어 봤는데...
    느끼할 때 안에 들어 있는 핫소스를 다 뿌려 섞어 먹으면 그런대로 먹을만 합니다. 데우시는 요령은 아시겠던가요? ^^
    Meals rejected by everyone이란 표현이 예술이군요.

    Arnie 2005/03/16 18:41 r x
    치즈 스프레드가 들어 있다니 잘 뽑으신 겁니다.
    보통은 뻑뻑한 피넛버러가 들어 있죠. -ㅅ-
    Main menu 데울 때 치즈 스프레드를 같이 데워 녹인 후에 크래커에 발라 먹으면 맛있죠. ^^

    Arnie 2005/03/16 18:44 r x
    happyalo님 // 위키피디아 가보니 다른 약어도 또 있더군요.;; "Early MREs were notoriously poor in quality, earning them the nicknames "Meals Rejected by Everyone" "Materials Resembling Edibles" and even "Meals Rejected by Ethiopians" - in reference to a country that was gripped by famine at the time. Although quality has improved, the nicknames have stuck."


    iris2000님 // 메뉴마다 약간의 퀄리티?; 가 다른듯 싶더군요. 고기류를 먹어봐야 될듯. (이쪽에서도 베타 테스터의 심리가 발동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orz.) 3끼 이상 연속해서 먹지 말라는 조언을 따라 먼 후일에 도전? 해봐야겠습니다. 밥은 정말 참담하더군요...;


    농우님 // 어렴풋하게 아버지께서 가져오셨던게 기억나기도 합니다. 후일 재구성된 기억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윗세대 분들은 깡통쪽으로 기억하시는것 같더군요.


    link님 // 크래커 괜찮던데요. 소위 참크래커류의... M&M이 개중에 나은것이 였나 보네요.. :) , 예 지나가다 보이길래 예전에 한번 구해보려고 인터넷 뒤지던 기억이 나서 사봤습니다. 어느분께서는 야참용으로 박스로 사뒀다는 글을 올리셨던데. 좀 무리긴 할듯 싶네요...


    BluedSnow님 // 전 ROKA였습니다만. 훈련중에 먹는 느낌이란 그 어느 때보다 처량한것 같습니다. 요즘은 PX로 떼우는 식이 된듯 싶더군요. 제가 나올때만 해도...


    Arnie님 // Arnie님은 씨레이션 쪽을 많이 접하신듯. 아줌마 텐트라... 그쪽은 잘은 모르겠군요. 타바스코가 그래서 들어있는것이였군요^^;; 1회용 소스병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발열히터도 꽤 신기하던데요. 소석회인지 무슨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온도도 꽤 높고 오래가더군요. 기다리기가 좀 그래서 전자렌지를 이용했다는;; , 치즈는 아직 못 먹었네요. 발라먹는 다는 걸 잊고 블로깅하면서 크래커를 다먹어서요. orz. 집에 있는 크래커 찾아서 먹어봐야 겠습니다.

    lunamoth 2005/03/17 00:47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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