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없이 도망치다 뒤를 돌아봤는데, 어느새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있더라. 원을 그리며 멀게도, 완만하게, 모기향 마냥...
가끔 비어있는 시간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휑하니 덩그러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바뀐것이 없었던 것처럼. 꿈에서 깨고 주머니를 뒤짐질하면 동전 몇개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맘모스 조개가 날 바라본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기 전에 이 유실물들이
먼저 서로를 찾아간다.
"끝이 정해져 있다면 이 모든게 무슨 의미이지...?" / "..." 어느곳 하나 쉽게 응시하지 못하고 말 길을 잃은채 일 미터 이 미터 녹아 내려간다. 별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고 수분을 머금은 대기가 아슬하게 여백을 채운다. 삼만년이 지나서 다시
"이제 수심의 뜻을 알겠다.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고 하고 싶지만, 않으리. 그저, 가을 날씨가 참 좋군요. 이렇게만 말하리라." http://goo.gl/PKjC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