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8 개봉 | 15세 이상 | 100분 | 로맨스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동하, 꽃이 펴서 봄이 오는 걸까, 아니면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걸까?" 메이의 설의에, 내리는 빗물에, 흐르는 눈물에 가슴이 젖어옵니다. 그렇게 묻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걸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란 것을요. 굳이 말해도, 말하지 않아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원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게 되는 거잖아요. 당신과 나, 그 누구나처럼.
때를 아는 좋은 비를 피하는 장면은 《Purple Violets》 에서의 브라이언과 패티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을 거예요. 재회 속 추억의 복기와 그 안의 설렘과 주저함을 조금이나마 씻어내는 비일 테고요. 제시와 셀린의 너스레 부분이 아닌, 귀여운 모르쇠와 아련한 풍광과 혼돈 속 망설임이 닮아있어요. 그리고 제시의 마지막 "I Know" 처럼 여운도 애틋하고요. 《행복》에서의 은희(임수정 분)처럼 메이(고원원 분)가 차오르는 감정 속에 내달려가는, 또 걸어가는 모습도 좋았어요.
두보 초당, 청두의 녹음 속 풍광에 녹아드는 옛 연인들의 재회 이야기는 그렇게 우리가 아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요. 비행기를 타지 않으리란 것도. 쓰촨 지진과 자전거 얘기가 이어지리란 것도. 다시 그 둘은 만나게 될 것이란 것도. 간간이 틈입되는 웃음이, 한결 가볍고 잔잔하게 때론 담백하게 접근하는 이 영화가 허진호 감독의 전작에 비해 소품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아이들의 손을 타고 바람을 타고 가볍게 편안하게 흩날리는 바람개비처럼 희망을 담아내는 이 영화를 당신과 함께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칠 수가 없네요…
| 호우시절 好雨時節 (2009) [감상/영화/외...]
2009/10/09 02:31
2009/10/09 02:31
tags: Before Sunset, Drama, Movie, Purple Violets, Romance, 好雨時節, 春夜喜雨, 高圆圆, 고원원, 김상호, 두보, 마소화, 사랑, 영화, 정우성, 춘야희우, 행복, 허진호, 호우시절
Posted by lunamoth on 2009/10/09 02:31
(4) comments
호우시절 (好雨知時, 2009) - never. for. ever x
【 Tracked from 진사야의 비주얼 다이어리 at 2009/10/10 20:46 】
"Never 와 Forever 사이에 점을 찍어 주고 싶다"1. 한 영화배우가 자기 시나리오의 한 구석에 적어 놓은 이 한 줄의 문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Never는 절대적인 어감의 부정어이고, Forever는 영원을 약속하는 활짝 핀 긍정의 단어다. 그 구분되는 문자가 무엇이든 상반되는 두 단어를 떼어 놓아도 위치는 남는다. 허면 왜 점일까. 머리를 쥐어짠 결과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그럼에도...' 라는 의미를 보다...
가끔 '호우시절' 연출하는 우리부부 이야기 x
【 Tracked from 토토의 느낌표뜨락 at 2009/10/15 18:16 】
♡ 호우시절(好雨時節) :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사랑이던 우정이던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코드와 시기가 일치해야만 더 애틋하고 필요한 존재가 됨을 다시금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이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잘생긴 정우성씨의 부드러움과 청순한 이미지의 고원원씨가 만들어낸 분위기는, 잔잔하고 차분한 전달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설렘을 동반하며 맑다는 느낌을 줍니다. 영화는, 남녀주인공이 함께했던 유학시절에 대..
[영화] 호우시절 (A Good Rain Knows) x
【 Tracked from 512 at 2011/12/22 20:48 】
아름다운 기억만 떠오르게 하는 달콤한 멜로 영화. 호우시절.‘대학 시절 좋은 감정을 가졌던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다니?’
지금의 저에겐 호우시절 같은 로멘스가 일어나긴 힘들듯 합니다.
저는 출장을 다니지 않거든요.^^;
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는 저에게도 익숙한 장소입니다.
식당.
술집.
공원.
아마 이런 곳들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장소겠죠.
그저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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