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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립호빵  [길 위의 이야기]

그가 그러께 초겨울 오들오들 떨리는 예의 싱거운 목소리로 술 얘기를 꺼냈을 때, 난 따뜻한 오뎅 국물을 생각했다. 하지만, 늘 반 박자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오는, 알듯말듯한 농담에 질 수밖에 없었다. 호빵에 맥주 한잔 어때? 내가 잘 아는 집이 하나 있는데. 삼립호빵이라고. 순간 더 없는 한기가 찾아왔고, 내심 만족스러운 표정의 그의 모습을 보며, 그저 한데 모은 새하얀 입김을 불어내며 지소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연말정산을 하다 생각나 전화했다는 말에 아무런 말마중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 오도카니 포장마차에 앉아 있는 그를 바라보며, 햇빛 눈이 부신 그날 아침을 떠올렸다. 더 이상 무인도에 갇혀서 더블을 노릴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주억거렸던 그날. 빈병을 기울인 술잔을 잡아내며, 계산을 치르러 했을때 그가 나직하게 말해왔다. 그 지갑 아직 가지고 다니니. 그래서 생각났어. 2005년 어느 늦은 겨울밤이.
2007/01/14 22:58 2007/01/1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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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7/01/14 22:58
(16) comments



    Administrator only.

    Secret visitor 2007/01/15 12:06 r x
      작년에 쓰다만; 글이 었습니다. 왠지 아까워서 나름대로 이어서 써봤는데, 역시 횡설수설 쪽으로...; 예 언제부턴가 이 태그는 나름대로 그런쪽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게되더군요. 즐겨먹는 야식이라는 원래의 목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요즘은 지난번에 댓글대로 그렇습니다 흙...

      허허;; 예 맞습니다. 저도 반가웠습니다 ^^;

               lunamoth 2007/01/15 23:39 x
    삼립호빵이라.. ㅡㅡ乃

    MrGeek 2007/01/15 22:06 r x
      예 그야말로 힛트상품이지요 ㅎㅎ;

               lunamoth 2007/01/15 23:41 x
    아아..
    왜인지 가슴이 아프네요.
    네. 삼립과 친해지는 계절입니다.
    팥이 제일이지요. 고기나 야채따위는 사파입니다.

    t 2007/01/16 02:01 r x
      예 이른바 할부금 같은 사랑; 이지요.

      저는 예나 지금이나;; 고기/야채파 입니다 :)

               lunamoth 2007/01/16 22:52 x
    겨울이지만 별로 춥지도 않고, 호빵은 커녕 포장마자, 동네 구멍가게 자체가 없는 해외에 거주하는 저로서는 모든게 그리울 뿐입니다.
    갑자기 느낀거지만, lunamoth님 "길 위의 이야기" 항목에 포스팅하시는 글들은 왠지 "공의 경계"의 작가 "나스 기노코"를 떠오르게 하네요^^

    complexifier 2007/01/16 04:34 r x
      예 여기도 예년만큼 춥지는 않더군요. 15년만에 한강이 얼지 않는 해가 된다고 하네요. 그래도 나름 춥긴합니다만...; 예 어느분이 해외에서 컵라면 받아서 끓여먹고 감격?을 했다는 에피소드가 떠올려지는군요^^;

      아 그런가요. 공의 경계라.. 이곳저곳에서 제목만 많이 들어봤습니다만; 아하 타입문 동인 계열 작가군요. 한번 찾아봐야 겠네요 :)

               lunamoth 2007/01/16 22:59 x
    또 같은 댓글을 2개나 올려버렸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안지워진다는 ㅠㅠ
    그럼 다시 부탁드리겠습니다;

    complexifier 2007/01/16 04:35 r x
      아 예 지워드렸습니다 :)

               lunamoth 2007/01/16 23:00 x
    호.. 호빵과 맥주?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신선한 조합이네요. 어떤 맛일까 정말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야채 호빵이라면 야채와 곡물과 고기가 모두 들어있으니 든든한 종합 안주일 것도 같은데 말이죠.

    lunamoth님 덕분에 저도 잠시 2005년의 어느 늦은 겨울로 잠시 점프컷 해봅니다.

    애린 2007/01/16 09:07 r x
      예 지나가는 말이었습니다만. 나름 해볼만한 미션인듯 싶습니다^^; 겨울이 가기전에 피자호빵을 한번 사먹어 봐야겠네요.

      글쓰다 장혜진 노래가 생각나서 역시나 엉뚱하게 흐지부지 되었지요.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볼 수있는 기회가 돼서 좋네요 :)

               lunamoth 2007/01/16 23:03 x
    호빵에 소주라...음
    잘 안어울릴것 같으면서도 왠지 언발란스의 정감이...

    inzzang 2007/01/16 14:42 r x
      예 이런 언발란스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하는군요. ^^;

               lunamoth 2007/01/16 23:12 x
    Administrator only.

    Secret visitor 2007/01/17 09:19 r x
      예 그리고 뭔가 편의점보다는 학교 매점, 동네 슈퍼; 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

               lunamoth 2007/01/17 22:41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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