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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열한 거리 A Dirty Carnival (2006)  [감상/영화/외...]

2006.06.15 개봉 | 18세 이상 | 141분 | 드라마,액션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소프라노 패밀리의 soldier 크리스토퍼 몰티산티는 자신의 mobster 이야기를 써서 한방을 터트리길 꿈꾸다, 이야기가 안 풀리자 폴리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토로합니다. 더 이상 전환점이 없을 것 같은, 아무런 정체성 없는 삶에 대해서. 나중에 영화감독 존 파브로를 만나 다시 꿈을 꾸고 시나리오를 협의해 가지만 돌아오는 건 무심결에 떠들어댄 이야기를 도용당하는 것뿐입니다. 좀 더 그럴듯한 이야기로, "언제나 뜨는 조폭영화"가 한 편 더 만들어질 것이고, 크리스는 여전히 같은 곳을 맴돌 것입니다. 비열한 거리의 병두에게서 크리스의 잔영을 봤습니다. 괜찮은 "스폰" 하나 잡아서 "쇼당"을 걸길 꿈꾼다는 것도 그렇고, 믿었던 이에게 뒤통수를 맞고 위기에 몰린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물론 그 위기에서의 처리는 서로 달랐습니다만. 그 불안한 눈길만은 매한가지였습니다.

영화는 마지막에 덧붙여지는 (노골적이라고까지 생각할만한) "의리에 죽고 사는 찡한 건달 이야기"를 조소하며, 기존의 전형적인 조폭 이야기를 다시 바라봅니다. 초반 진흙탕을 뒹구는 패싸움은《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컬러를 덧씌운 느낌이고, 최호진이 풀어내는 신디케이트는 잔뜩 멋 부린 《야수》의 그것보다 살풍경합니다. 여전히 막다른 길에서 맞이하는 린치, 향수 어린 첫사랑과의 조우는 야수, 말죽거리의 권상우의 연대기를 이어나갑니다. 거기에 유하가 바라보는 감성까지 겹쳐져서 2006년 한국의 비열한 거리를 묘사해냅니다.

비루함을 덜어내면 더 이상 남을 게 없을 것 같은 현실 속에 계속해서 빠져들게 됩니다. "그나마 나은" 이라는 수식을 찾기 위한 요식일지도 모르겠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소싯적에"로 시작되는 이야기에서 흘러나오는 애틋함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쟈니 보이부터 선우장도영, 상도에 이르기까지 고든 핌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것은 적당히 해소 가능한 비애감을 보충하기 위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06/07/17 18:38 2006/07/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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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namoth on 2006/07/17 18:38
(8) comments


    비열한 거리 x
    【 Tracked from 골룸 에세이 (gollum.co.kr) at 2006/07/18 09:47 】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지. 건달세계나 일반적인 조직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 그래, 인생의 법칙이란 게 어디라고 다르겠어. 다 게임의 법칙인거지. 영화 속에서 쑤시고 묻고 때리고 맞는 아이들, 다 불쌍해. 걔네들이 자나깨나 스폰 스폰 하는데 스폰서라는 게 뭐겠어. 효용 가치가 떨어질 때까지 단물을 쪽 빨아먹는 뭐 그런거지. 건달은 보통 의리가 좋다는 속설이 있지. 그리고 건달들은 자나깨나 의리를 강조해. ...

    비열한거리 (A Dirty Carnival, 2006) x
    【 Tracked from JK Fantastic! at 2006/10/22 18:56 】
    감독 : 유하 출연 : 조인성(병두), 천호진(황 회장), 남궁민(민호), 이보영(현주) 국내 등급 : 18세 관람가 공식 홈페이지 : 국내 http://www.dirtycarnival.co.kr/ 현대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군이 바로 형사, 조폭이 아닐까. 조폭 신드롬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수많은 영화에서 조폭을 소재로 영화를 그린다. 우연히 보게된 "비열한 거리"도 역시 조폭이 주인공이다. 더이상 이 소재에 대한 논쟁까지도 잠식할..


    저는 보는 내내 조인성의 목소리가 영상에서 자꾸 떨어 지더라구요. 뭔가 단호한 맛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안 어울리지 않던가요? 목소리.

    jose 2006/07/17 20:13 r x
      괜찮던데요. 좋았습니다. 저는 이보영 쪽이 더빙;한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lunamoth 2006/07/17 20:15 x
    몇달만인가요? 네쿠아입니다. ^^
    나름대로 자리를 잡으셨는지...
    반갑지 않은 인물일지언정~~~ 그냥 있는 그대로 있답니다. ^^*
    위 인용된 글을 인용하자면, ' 그나마 나은' 이 아닌... '그나마 지금이라도 감사할 지언정...'..이라고 할까요~~~

    hanarts 2006/07/18 00:30 r x
      예 오래간만이네요 네쿠아님, 블로그로 오셨군요 :)

      이렇게 블로그로 뵈니 또 반갑네요. lunamoth.pe.kr 은 조만간 접을 생각입니다. 이제 정말 개인 홈페이지는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제로보드도 새로 나온다고는 하지만 역시 블로그만한게 없을 것 같고요.

      블로그에서 또 뵙겠습니다. 자개가 낯설긴 합니다^^;

               lunamoth 2006/07/19 00:34 x
    선우, 장도영, 상도에서 감동했습니다. +_+

    골룸 2006/07/20 11:28 r x
      자가 링크?도 사실 이정도면 지탄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에 잠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만 뭐 그런게지요. 하루아침에 바뀔 것 같진 않고요.;

      여튼 이런 느와르쪽에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lunamoth 2006/07/21 00:04 x
    솔직히 이 영화 안 봤습니다. 못 봤다는 거짓말이고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느와르는 피하게 되는데 특히 저렇게 비극적인 것은 더 피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감정이입을 심각하게 하는 나로서는 보고난 후에 어떤 감정상태가 될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도 있고, 또 너무나 서글프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무디어져야 하는데, 더 날카롭게 갈아지는 것 같습니다...-.-;;;...그래도 행복과 기쁨, 사랑, 희망 등이 있으니까, 그것으로 족해야겠죠. :-)

    키그 2006/07/27 03:50 r x
      예 저는 오히려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도 어느정도는 일순간이고 또 쉽게 휘발되는것 같기도 하고요. 버디 무비나 느와르가 갖는 페이소스에 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lunamoth 2006/07/27 08:59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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