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리나가 [길 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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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은 이제 막 식기세척기에서 꺼내든 그릇처럼 따뜻했다. 아니 뜨거웠다. 그리고 여전히 가쁜 숨을 내쉬며, 어리마리하게 졸고 있었다. 영원히 얘기하지 못할 꿈이라도 꾸고 있었으리라. 가마우지와 노인 마냥, 나는 그의 목을 죄어왔고 이제 술을 따라줄 참이었다. 한기가 들었는지 미동조차 하지 않던 손이 떨려왔다. 순간 주머니에서 삐져나온 은박지가 음영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곱게 쌓인 초콜릿, 딱 반절 6칸을 남긴, 온기로 데워져 금방이라도 녹아 사그라들것 같은 초콜릿을 바라보며 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소복하게 밀려드는 어둠을 뒤로한 채 조심스레 그가 갈무리한 갈색 내음을 맡았다. 목이 메어왔고, 눈앞이 흐려졌고, 가마우지가 잡아준 물고기가 조금씩 짓눌려가기 시작했다. 32.5그램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즈음, 기억 저편에서 하얗게 지샌 목소리가 들려왔다. M자 모양의 천사라니 웃기지 않아? 그래 난 이 표정이 무서운걸.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2006/05/31 02:28
2006/05/31 02:28
tags: 아시나요
Posted by lunamoth on 2006/05/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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