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살까지 못해본 소심남 황대우는 우연히 아랫집으로 이사온 미술학도 이미나를 만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 둘의 달콤한 연애가 시작되려 할 즈음, 영화는 살벌한 전환을 맞이합니다.라는 것이 시놉시스이긴 하겠습니다만은 시종일관 종잡을 수 없는, 때론 당혹스럽기까지한 개그를 안겨다 줄 뿐입니다. 뭐 이쯤에서 선택은 두가지일 것입니다. 그 불균질한 톤조차도 수긍하고 넋놓고 웃어 젖히거나 재앙으로 생각하고 짐짓 품재고 앉아있거나.
정색하고 따지고 들자면 여러모로 어처구니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명절 특집 드라마라 해도 과언을 아닐. (MBC 프로덕션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하지만 영화속 대사들의 노림수가 가히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소위 "공감물"로 무장한채 "붐베"를 노린다고 해야될까요. 박용우는 혈의 누에서의 무게감을 벗어던진채 원하는대로 망가집니다. 다소 낯설지만 어느순간 이해가는 신경쇠약 캐릭터를 충분히 연기해냅니다. 이에 반해서 아쉽게도, 최강희는 다소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아울러 단팥빵의 감초 정경호의 능청도 의외로 스크린 속에서 빛을 발합니다.
여러모로 궁금해지긴 합니다. 얼마나, 어떻게 이 영화를 받아들일지가. 저는 간만에 유쾌하게 즐겼습니다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