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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님, 6. 평원에 명령을 (0-9)? <blink>_</blink>  [감상/게임]

엊그제 그분과 박죠의 한편의 드라마도 보고, 간만에 게임 쪽도 찾아봤습니다. DS2를 한번 해볼까 생각하고, 느긋하게 설치과정을 바라봅니다. DS1을 은근히 즐겼던 기억을 떠올리며. DS1, 그 단순한 용불용설 시스템과 제 딴에는 화려한 그래픽에 매료됐었습니다. 방대한 3차원의 맵을 휘젓고 다니며 오랜만에 RPG의 세계라는 것에 빠져들었고요. 비슷한 시기에 나온 D&D 3rd 룰의 NWN 도 얼마간 했었지만 그리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다만 약간의 TRPG의 향수만이 묻어 나왔을 뿐. 역시 짜인 룰보다는 가볍게 즐기는 쪽의 유희가 큰 것 같습니다.

경고창. 2Ghz 시스템을 추천합니다. 그걸 이제사 얘기하면 섭하지. 게임은 시작되고 예의 장려한 더빙(김기현님?)이 흐르고 동영상에서 3D 렌더링으로 넘어갈 때쯤 아니나 다를까 버벅거리기 시작하더군요. 생소한 종족들에 낯선 느낌을 받긴 했지만 뭐 그런대로 특유의 단순함은 느껴지더군요. 스킬 트리도 생긴 것 같아 당황스럽긴 했지만은요. 뉴비 트레이닝, 간단한 퀘스트를 해나가고 있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저 혼자 열랩중인 NPC 동료도 마뜩찮고, “찍어주는” 이동 방식도 낯설더군요. (옵션에 키보드 이동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혼자 무심히 칼질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못 참겠더군요.

어쩌면 키보드와 마우스를 오가며 방향과 시점을 제어하는 순간이 낯설어져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느긋하게 대세를 조망하며 한수 한수 두어가는 턴제 시뮬의 취향이 이미 자리 잡아 더 이상 새로운 체계가 파고들 곳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고요. “완벽한 다원성” 하고는 거리가 먼 “엄정한 등시성”의 시간을 아직까지 예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한 헥사맵을 그리워하며, 내키는 대로 pause 가 가능한 그 고즈넉함을 버릴 수 없었나 봅니다. 게임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은 시스템만이 아니었습니다.

대지는 어느새 백색으로 물들고 다음 명령을 기다립니다. 때는 강원 산간 지방에 첫눈이 내린 AD 189년의 초겨울입니다.
2005/10/23 04:33 2005/10/23 04:33



Posted by lunamoth on 2005/10/23 04:33
(10) comments



    그분의 경기를 단 몇 자로만 적으시다니... 너무하세요. ㅠ.ㅠ

    JIYO 2005/10/24 08:14 r x
      FD 테란이니 원팩더블이니 옵드라체제니 다 낯설더군요. 어쩌다 한번씩 간간히 보는 정도라 뭐라 언급할 정도가 아니라서요. 허허허허. 여튼 우승 기원합니다. ;)

               lunamoth 2005/10/24 13:32 x
    저도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돌아갔습니다..;; 실시간 게임을 수없이 해봐도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군요.

    iris2000 2005/10/24 13:05 r x
      이게 사양이 시류에 맞게 따라갔으면 또 모를일인것도 같습니다. 아메리칸 맥기스 앨리스를 지금에 와서야 할정도니 말 다했죠. 이런식으로 가면 퀘이크4 는 또 몇년후에 하고 그럴것 같습니다. orz.

               lunamoth 2005/10/24 13:34 x
    ds라면 던전시즌가요? 저도 유일하게 "끝판까지 가 본" rpg라면 던전시즈1과 영웅전설5 뿐이라서요. 무척 재밌었죠. 특히나 이름도 기억 안나는 그 전설의 용잡는게 너무 재밌어서 그 부분만 한 열번 리플레이 했다는... ㅎㅎㅎ

    kirrie 2005/10/24 22:29 r x
      disk speed 라는 defragment 툴 이라면 거짓말이고 던전시즈 맞습니다. 치킨레벨인가 뭔가가 생각나네요. 전 안해봤습니다만;

      예 중간보스격?으로 용이 한마리 있었던것 같습니다. 재미있었죠. 1이나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사양도 안따라가주니...;

      kirrie님 은근히 편집증이 있으신데요?

               lunamoth 2005/10/24 22:33 x
      역사가 깊죠. ㅎㅎㅎ

              kirrie 2005/10/24 22:55 x
      defragment 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예전에 저런것에도 편집증이 있었습니다; 매주 시간정해서 조각모음을 돌리곤 했던..;; 뭐 지금은 백신도 잘 안쓰고 있고 합니다만;;

               lunamoth 2005/10/24 22:57 x
    사실 말이 나와서 DS2를 구해서 어제 잠깐 플레이 해봤어요.
    뉴비트레이닝을 좀 하다가 엄청 웃음이 나왔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

    "이봐 애송이 무기 사용법을 모른다고? 보나마나 오늘 저녁이 오기 전에 싸늘한 시체가 되겠군. 바쁘지만 네게 무기 사용법을 가르쳐주겠어. 일단 적에게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만약 이게 현실이었다면, 나는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열심히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키득키득.

    kirrie 2005/10/25 21:50 r x
      복제 관련 뻘플을 하나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우리 모두가 앙시앙 레짐의 자식입니다." ;;

      그 교관은 스스로가 캐릭터인 동시에 DM 인 셈이군요. 20이 나왔을때 크리티컬로 칩니다. 허허허.

      예 재밌긴 하더군요. 무려 음성 더빙까지 있고 말이죠...

               lunamoth 2005/10/25 22:01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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