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 그리고 가까이는 15분 까지 그는 늘 거울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듯 하다. 때론 환상에 젖어 호기를 부리고, 때론 연인 앞에서 망설이고 그리고 지난 생을 반추하고 회한을 드러낸다. 비열한 웃음도 편집광적 열기도 한 바탕 꿈 같은 일생도 한순간에 집약해내는 그의 연기 앞에선 드 니로란 떠오르지 않는다. 비토 콜레오네이며, 누들스이며, 트래비스 비클이며 제이크 라 모타인 것이다.
오프닝을 지나 한 중년을 바라봤을때도 잠시 그저 퇴물이 된 흡사 루카 브라시 모습의 배우로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자유롭게 몸을 놀리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순간이 지나 스탠딩 코메디언의 모습을 보자 한마리 성난 황소의 그늘이 비쳐보였다. 조이와 전화통화 장면속 전화박스에서 비치는 실루엣은 2시간 남짓의 영화에 한 남자의 일생을 담아낸 혼이 느껴질 따름이었다.
모두가 떠나고 잠시나마
언젠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나의 챔피언이다. 여전히...
Raging Bull (1980), 필름포럼
성난 황소 상영시 자막관련 by lunamoth